태어나서 처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혼자만의 책을 만들었다.
스토리지북앤필름의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이 촉매가 되었다.
처음엔 그냥 좋아서 찍기 시작했고 사진을 찍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그동안 많은 카메라가 나를 거쳐갔고 시간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 어느덧 15년이 지났다.
사진을 찍은 지 10년 정도 되었을 무렵부터 막연히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사진이 주가되는 사진집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사진이 많은 에세이를 만들었다.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책 크기를 작게 만들고
사진을 잘 볼 수 있게 사철누드제본으로 진행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종이를 고르는 일을 열심히 했다.
이곳저곳 발품을 팔면서 인쇄소에 종이를 보러 다니고 조언을 구했다.
내가 좋아하는 서걱서걱한 촉감과 따뜻한 느낌이 나는 종이들로 골랐다.
시작부터 끝까지 혼자 만든 책은 처음이다.
사진과 메시지를 고르는 일부터 편집이나 종이 선택, 제본방식, 부수, 인쇄소 등 결정할 일들이 산더미였다.
한 번 선택하고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 매 선택의 순간마다 압박으로 다가왔다.
완성된 결과물을 상상해서 결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결과물을 받아들고나서야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
책을 받던 날, 책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마음에 드는 옷을 꺼내 입고 예쁘게 준비한 뒤 기다렸다.
책도 귀엽고 가지런하게 나와 만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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