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몸이 아프다는 것은

2022. 8. 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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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그 후유증 그리고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얼룩진 나의 8월은 쉽지 않았다.

7월 중순 이사를 마치고 8월 안에 논문을 작성하여 투고하려는 계획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8월 셋째 주가 되어서야 간신히 초고를 쓸 수 있었고 8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도 수정을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논문을 쓰는 것도 너무 어렵고 수정하려는데 집중이 너무 되지 않아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개강 전날인 오늘이 되어서야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집중력이 강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8월의 정도는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컨디션을 조금 되찾고 나니 이제야 '그간의 내 모습은 정상이 아니었구나, 내가 그동안 아팠던 거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나를 그저 목표했던 것을 해내지 못하는 사람, 집중도 못하고 끈기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자책했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에는 좀 쉬어도 됐는데 누워있으면서도 마음 한켠이 불안하고 불편했다. 공부도 못하고 온전히 쉬지 못했다. 나는 무엇에 그리 쫓기며 살아가는 것일까? 푹 쉬면서 천천히 기다렸으면 이렇게 괜찮아졌을 텐데.. 몸이 아플 때 느껴지는 불안과 걱정은 실제보다 훨씬 크고 깊어진다. 열이 펄펄끓거나 기침이 밤새도록 나오는 것만 아픈 것이 아니다. 미묘한 두통과 어지러움, 시도 때도 없이 메스꺼운 증상과 소화가 잘 안 되는 것도 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증거다.

 

혹시 내가 정말 집중력이 없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을까봐 혹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것일까 봐 걱정했나 보다. 다행히도 컨디션이 조금 회복된 지금, 조금은 안심이 된다. 걱정했던 정도의 최악은 아니었다는 안도감. 내 속도를 찾고 그에 맞게 살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전전긍긍하며 따라가고 쫓는 삶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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